시간속의 군산여행

중요한 것은 내가 어느 시간, 어느 장소에서 행복한 흐름의 속도를 느끼고 있는지 기억 하세요. 인생의 속도에서 다른 사람의 속도보다는 나의 속도에 귀 기울이세요.

그리고 지금 어렵다고 오늘 알지 못한다고 힘들어 하거나 포기 하지 마세요. 기다림 뒤에 알게 되는 인생의 행복한 시간이 진정한 기쁨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늦가을 가을빛이 좋은 아침에 달려간 곳은 제가 살던 곳에서 가장 가까이 바다를 볼 수 있는 군산입니다. 마음이 답답할 때 이따금씩 찾아가는 바다가 있는 도시입니다.

군산내항이 있는 곳인 군산근대역사관 뒤쪽인 주차장에서 내려 걸어서 여행을 시작 합니다. 바로 앞쪽에 부장교라는 뜬다리가 보입니다.

이곳이 해상교역의 중심지임을 염두에 둔 일본이 간조와 만조의 수위 변화와 무관하게 대형선박을 접안시키기 위해 조성한 시설로서 1899년에 군산항의 제3차와 제4차 축항공사를 통하여 건설된 뜬다리와 부유식 함체로 구성된 구조물입니다. 일제강점기 쌀 수탈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상징적인 시설물로서 보존상태가 양호하고 역사적 가치가 우수하여 철거하지 않고 보존되어 있습니다.

2018년 8월 6일에 대한민국의 국가등록문화재 제719-1호로 지정되었답니다.

가까운 곳에 진포해양공원이 보이네요. 고려 말에 금강하구인 이곳 진포에 침입한 왜구를 격파한 진포대첩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공원입니다. 당시 최무선장군이 화포를 이용하여 왜구를 물리쳤다고 합니다. 어린이체험학습장으로도 활용한다는데 코로나로 실내입장이 금지 되어 있네요.

아침안개에 코스모스의 모습이 예쁜 가을풍경을 만들어 놓았네요. 구조선은행인 근대건축관입니다.

깨끗하고 잘 지여진 서양식 건물로 원래 개인 소유였는데 불이 나서 다시 복원한 곳입니다. 군산 근대건축관은 과거 식민지 경제수탈을 위한 대표적 금융기관이었던 조선은행 건물을 개, 보수해 문을 연 곳입니다. 역사적 사건을 소개하고 근대기 변화 속의 아픔, 저항, 인내, 희망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곳입니다. 조선은행은 1920년대 초에 건립돼, 군산항을 통해 반출되는 쌀의 자금과 농지수탈 대출자금 등을 관리했던 곳인데 채만식의 소설 '탁류'에서 고태수가 다니던 은행으로 소개되기도 합니다. 야외전시장에서는 일제강점기 방공호와 커다란 그 시대의 역사를 알고 있는 느티나무가 서 있습니다. 은행 밑에는 바다로 통하는 터널이 있다는 추측도 있는데 발굴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유사시에 금고의 황금과 돈 그리고 은행원들을 피난시킬 공간으로 추측 된답니다. 한때는 개인이 소유하여 유흥업소로 사용하다 군산시에서 다른 곳의 토지와 바꾸어 매입 보수하여 지금에 이르게 되었답니다.

장미공연장을 지나가면 근대미술관이 보입니다.

인근의 구조선 은행 군산 지점과 일본 제18 은행 군산 지점 등 근대 건축물 다섯 개 동을 보수해 새로운 근대 역사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곳입니다.

내항 일대에 존재하는 일제 강점기 건축물의 역사성을 살리면서 지역 특색에 맞는 예술 창작 및 향수 공간으로 만들어 시민들의 발길을 끌어들이고 문화·관광의 거점으로 삼기 위해 건립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역사박물관을 지나 구 군산세관에 도착 했네요.

이곳에서는 세관업무와 밀수출입행위를 방지하고 선박의 출입을 감시하는 역할까지 했었다고 합니다. 1906년에 인천세관 군산지사를 설립하고 청사 건립을 계획하였는데, 임시세관공사부의 계획에 의하여 1908년 6월 20일에 준공되었던 건물입니다.

서양식을 가미한 건축물로 외관은 적 벽돌을 주로 사용하였으며 부분적으로 화강석을 사용하여 입면에 변화를 준 대칭적 형태의 건물입니다.

이 건물의 특징은 지붕의 다양한 처리에 있답니다. 지붕은 천연슬레이트와 동판으로 되어 있고 전면 현관 상부는 완만한 곡선의 아치를 만들고 뒤쪽에 다시 박공벽을 구성하여 높은 지붕면과 박공면이 조화를 이루는 아주 세련된 근대건축양식입니다.

2018년 8월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545호로 지정된 문화재입니다.

길을 건너 엣 창신동인 구영2길을 걸어가면 영화촬영장소로 유명한 초원사진관이 나옵니다.

배우 한석규와 심은하 주연의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로 유명한 곳입니다. 이 영화는 아버지를 모시며 시한부 인생을 사는 사진사 정원(한석규)과 어느 날 그의 앞에 나타난 주차단속요원 다림(심은하)의 못다 한 사랑을 그려낸 작품입니다.

영화의 대부분이 이곳 월명동 초원사진관에서 촬영되었다고 합니다. 영화 제작 당시 '8월의 크리스마스' 제작진은 세트 촬영을 하지 않기로 하고 전국 사진관을 찾았지만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했는데 그러던 중 잠시 들어간 카페 창밖으로 여름날의 나무 그림자가 드리워진 차고를 발견하고 주인에게 허락을 받아 사진관으로 개조했다고 합니다. '초원사진관'이란 이름은 주연 배우인 한석규가 지은 것인데 그가 어릴 적에 살던 동네 사진관의 이름이라고 합니다. 촬영이 끝난 뒤 초원사진관은 주인과의 약속대로 철거됐다가 이후 군산시가 다시 복원해 군산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해 무료 개방을 하고 있습니다. 초원사진관에는 영화 속에 등장했던 사진기와 선풍기, 앨범 등이 고스란히 전시돼 있습니다. 그 시절 작품사진을 만들고자 사진을 찍어 간직하는 명소로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 되었답니다.

동국사를 향하여 걷다 보면 옛 신작로길 옆으로 붉은 담이 보입니다. 이곳이 지금까지 거의 온전한 형태로 남아 있는 일본식가옥입니다.

일제강점기 군산부 협의회 의원이며 포목점을 운영하던 ‘히로쓰 게이사브로’가 지은 주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945년 해방 후 적산 가옥으로 구 호남 제분으로 넘어가 한국 제분의 소유로 되어 있답니다. 수많은 한국 영화가 이 주택에서 촬영될 정도로 일반에 잘 알려져 있으며 2005년 6월 18일 국가 등록 문화재 제183호로 지정된 곳입니다.

여기의 신흥동 일본식 가옥은 근대기 동안 군산에 지어진 대표적인 대규모 주택으로 일본인 상류층의 주택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반 관람객을 위하여 평소에 개방되고 있는데 지금은 코로나로 개방 되지 않았네요. 변형된 부분들이 있으나 건축물의 구조와 내, 외부 공간 구성, 장식 등에서 원형이 잘 남아 있는 곳입니다.

목조 2층 건물로 벽체는 심벽에 목재 비늘판벽과 회벽으로 마감하였고, 지붕은 박공지붕과 합각지붕에 기와를 얹어 마감하였답니다. 자연석을 깐 기단 위에 방형 초석이 놓이고 그 위에 가느다란 사각 기둥이 세워져 지붕 가구가 짜여 진 방식입니다.

2층의 본채 옆에 단층의 객실이 비스듬하게 붙어있으며 두 건물 사이에는 일본식 정원이 꾸며져 있습니다.

정원은 간소한 일본식 전통정원으로 간결하고 깔끔하게 설계되어 단아한 모습으로 건물과 잘 어울린답니다.

월명로를 건너가면 구 군산 부윤관사(현 시장)가 보입니다. 과거에 식당으로 사용 했으나 지금은 개보수하여 신흥동 일본식가옥을 상세히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발달장애인 학교인 산돌학교를 지나면 동국사절이 보입니다.

동국사는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유일한 일본식 사찰입니다.

일본 조동종의 승려 우치다가 1909년 8월 군산의 외국인 거주지에 세운 금강선사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우치다는 1913년 군산 지역 대농장주 구마모토와 미야자키 등 29명의 신도에게 시주를 받아 지금의 자리에 대웅전과 요사를 신축하였답니다.

해방과 함께 미군정에 몰수됐다가 1947년 불하받아 사찰 기능을 재개하였는데 1955년에 김남곡이 이제부터는 ‘우리나라 절이다’는 뜻으로 '동국사'로 등기를 내고 1970년 대한 불교 조계종 제24교구 선운사에 등록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2003년 7월 15일 문화재청에 의해 등록 문화재 제64호로 지정되었으며 대웅전에 있는 석가 삼존불상은 전라북도 유형 문화재 제213호로 지정되었다가 2011년 9월 5일 복장유물과 함께 보물 제1718호[군산 동국사 소조석가여래삼존상 및 복장유물]로 승격되었습니다.

동국사의 건축 자재는 일본에서 가져와 지었다고 하며 우리나라의 전통 사찰과 달리 승려들의 거처인 요사와 복도로 연결된 것이 특징입니다. 정면 5칸, 측면 5칸의 정방형 단층 팔작 지붕 홑처마 형식의 대웅전은 일본 에도 시대 건축 양식으로 외관이 무척 단조롭습니다. 지붕 물매는 75도의 급경사를 이루고 건물 외벽에 습기 방지용으로 창문이 많으며 용마루는 일직선으로 한옥과 많이 대조를 이룹니다.

종탑 앞에 외롭게 서있는 소녀상도 보입니다. 이런 일본식건축물을 철거 해야 했어도 남겨 놓은 것은 우리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일본의 사찰양식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남겨 놓았답니다. 동국사 뒤에는 일본에서 가져다 심어 놓은 대나무 밭이 있습니다.

동국사를 보고 군산에서 유명한 이성당 빵집을 갔습니다.

우리나라 대전의 성신당, 안동의 맘모스제과와 함께 유명한 3대빵집 중 하나로 1945년에 개장한 국내에서 오래된 빵집 중에 하나입니다. 1920년에 세워졌다는 순천의 화월당 이라는 유명한 빵집도 있지만요. 200여 가지의 빵을 만들어 팔고 있는데 하루에 보통2만개이상, 주말에는 3만개이상이 팔리는 빵집이랍니다. 직원 수는 약60명이라는데 한해매출이 수백억을 넘는다고 하네요. 이곳의 인기 빵는 앙금 단팟빵과 야채빵인데 오후에 가면 다 팔리고 없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고 합니다.

이성당은 “공짜손님도 손님”이라는 빵집의 신조로 삼고 복지시설에도 꾸준히 공짜 빵을 공급하고 있고 장학금을 기부하여 어려운 아이들의 학업을 돕고 있다고 합니다. 착한 마음의 직업정신이 유명한 빵집으로 대를 이어 운영 되어 지고 있는 가 봅니다. 빵을 특히 좋아하는 저는 오늘 빵을 한아름 구입했네요.

점심시간이 되어 가정식 백반집에서 생선구이를 맛있게 먹고 근대역사박물관으로 향합니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전통적 물류 유통 도시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전국 최대의 근대 문화유산을 소유한 군산시의 문화적 특징을 관광 자원으로 홍보하고자 건립하였다고 합니다.

이곳은 군산 지역의 근대 문화와 해양 문화를 중심으로 군산시가 건립 및 운영하는 박물관입니다.

관람객을 위한 전시실 구성은 박물관 1층 입구의 어청도 등대 모형을 시작으로 종합 영상실, 삶과 문화, 해상 유통의 중심지, 해상 유통의 전성기, 근현대의 무역, 바다와 문화 등을 주제로 한 해양 물류 역사관, 바다 여행, 바닷가 친구들, 바다 도시 군산 등을 주제로 한 어린이 박물관, 근대사 관련 자료실인 근대 규장각실과 근대 도시, 탁류의 시대 등으로 구성된 근대 생활관 그리고 분기별 테마 전시 공간인 기획 전시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011년 9월 개관 이후 개관 기념 전시를 시작으로 해마다 각종 전시물을 기획하여 전시하고 있는 곳입니다. 시간이 부족하여 자세히 살펴보지는 못했어도 군산의 자부심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오전의 군산 근대유화유산을 답사하고 이제 새만금 방조제를 지나 선유도로 향합니다.